[책마을] 직원·고객 내 편 만드는 '휴머니즘 리더십'

입력 2016-06-02 18:08  

마켓바스켓 이야기

대니얼 코션·그랜트 웰커 지음
윤태경 옮김 / 가나 / 320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2014년 여름, 미국 북동부 지역 슈퍼마켓 체인인 마켓바스켓의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 의해 해고를 당했다. 창업자의 손자로 40년간 이 회사에서 근속하고 6년간 CEO 자리에 있었던 아서 T 디물러스가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러자 2만5000여명의 임직원은 존경하는 리더를 되찾고자 반격에 나섰다. 디물러스의 복귀를 외치며 파업을 하고 시위를 벌였다. 200만명의 고객은 불매운동으로 이들을 지지했다. 납품업체들도 상품 공급을 중단하며 동참했다. 지역경제에 위기감이 돌자 정치인들까지 합세했다. 결국 모두 힘을 합해 이사회를 압박한 끝에 디물러스는 다시 마켓바스켓 CEO로 돌아왔다.

대니얼 코션 미국 드렉셀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뉴잉글랜드 지역 일간지 로웰선의 그랜트 웰커 기자는 《마켓바스켓 이야기》에서 디물러스가 임직원들과 지역사회의 강한 지지를 받는 요인을 탐구한다. 100년 역사의 마켓바스켓은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75개 매장을 보유한 연매출 5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켜온 그의 경영철학은 ‘기업의 이익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다.

디물러스는 고객에게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주로 점포를 열어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생활에 큰 도움을 줬다. 직원은 ‘기업이 돌봐야 할 가족’이라고 여기고 직원이 곤란한 일을 당하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익이 나면 직원들과 공유했다. 철저한 내부승진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모든 직원에게 권한과 결정권을 줘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웠다. 납품업체들에는 경쟁사보다 슈퍼마켓에 입점하는 수수료 부담을 줄여줬다. 지역 생산자들의 판로를 개척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사회가 디물러스를 축출했던 이유는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2013년 3300억원을 시작으로 모든 사내 잉여금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려 했다. 경쟁업체에 지분을 매각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이들은 일부 주주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기업이나 지역에 몰고 올 충격을 고려하지 않았다.

저자는 마켓바스켓 사건을 통해 기업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수십 년에 걸쳐 유대관계를 형성한 직원, 고객, 납품업자가 모두 연합해 시위했다. 이들은 마켓바스켓에 가족의식을 느끼고 전체의 이익을 자기 이익처럼 여기고 행동했다. 저자는 “마켓바스켓 사건은 기업의 목적을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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